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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소로 이직.
    취업, 직장/나의 이야기 2022. 7. 3. 17:44

    결국 대기업 반도체 설비직, 공정직을 거쳐 바다 가까운 곳의 연구소 설계직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20개월 남짓의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나의 보금자리, 삼성을 뒤로한 채 옮기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포항으로 이동하고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갔다. 이직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자 공기 중을 부유하며 방황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열대야가 시작될 모양이다. 습기로 가득 찬 숨소리, 그나마 나는 헬스를 하며 녹아내리는 삶에 대한 의지를 다잡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낯선 것들이 내게 인사를 하러 오는데 그중에서도 시간의 가속도는 도통 익숙해지질 않는다. 시간은 터무니없이 빨리 흘러간다. 정신없이 떠내려가는 강물 속에서 손을 뻗어 잡히는 나뭇가지나 돌부리들이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의 인연일 것이라 짐작해본다.

     

     

    그에 따라 많은 생각들도 빠르게 지나간다. 때때로 연속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조금씩 성공하고 실패한 것들이 모여 각각 막을 수 없을 만큼 관성이 커져가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 복잡한 것들은 잠시 내버려두고 싶지만, 정면으로 돌파하지 않으면 나의 삶은 지금 이 모습 그대로 굳어질 것을 알고 있다.

     

     

    22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몇 번의 기적이 내 곁을 스쳐지나갔을까. 평온한 나날들이 주는 권태는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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