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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간의 취업준비를 통해 깨달은 것
    취업, 직장/나의 이야기 2020. 8. 21. 21:42

    내가 그렇게 믿는다면, 나는 그렇게 된다.

     

    이번에는 내가 작년 이맘때부터 현 코로나 시국까지 1년간 취업준비를 하며 깨달은 것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한다.

    그러면서 1. 평가에 대한 개념과 2.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누가 평가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내가 생각했던 평가에 대한 개념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가치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량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었을 때 주변으로부터의 시선'을 의미했다. 따라서 나는 늘 나만의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면서 성공하고자 했고 그 방식이 설령 잘못된 것이라도 고수해왔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성공하게되면 삶에 대한 타당성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세상은 조금씩 붕괴되기 시작했다. 취업준비를 시작하며 쌓아온 스펙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했던 서류의 문턱이 생각보다 너무나도 높았던 것이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지원서를 써야하는데 갑자기 노트북이 고장나 AS를 받으러 서비스센터를 간 날 3군데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고 멘탈이 가루가 된 기억이 난다. 그 날 저녁, 지원해주고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힘들지만 되든 안 되든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이 말씀드렸다.

     

     

    그리고 4학년 상반기에 탈락 했던, 그래서 취업할 가능성이 충분한 사람만 뽑아준다고 생각했던 교내 취업스터디를 하반기에 결국 면접을 한 번 더 도전해 합격했다. 그것이 삶의 큰 터닝 포인트 중 하나였다. 가지고 있는 가치관 (ex)나는 ~~~가 부족하다, 없다, 채워야 한다. 따라서 노력하자.)을 없애다시피 할 수 있었기에. 결국 '평가'에 대한 생각도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스펙을 쌓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은 그것을 제대로 평가하는 일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누가 평가하는가?'. 짐작했겠지만 '오로지 나 자신'이 평가하는 것이다. 첫 번째 모의면접에서 스스로가 한 멋진 일들을 왜 남의 시선에서만 평가하는지(ex)그것을 하며 행복했다, 뿌듯했다라는 내가 느낀 가치는 없고 대회에서 정량적인 결과를 취한 것만 언급), 또 왜 이리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지(ex)겸손이 과해 과소평가됨) 묻는 모의면접관 친구의 피드백에 머리를 쌔게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자소서를 쓰며 경험정리를 할 때 한 것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하나도 풀어놓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들이 말하는 '한 것'은 내 기준에서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ex)지금 이 블로그에 적는 글들) 이런 것들이 하나 둘 모여 다들 자존감이 떨어지고 힘들다고 말하는 취준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나는 내가 한 일을 더 멋지고 아름답고 당당하게 펼쳐놓으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다들 인생 그래프를 그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몇 살 때는 사고가 났고, 몇 살 때는 수능을 망쳤고...  아주 깊은 마이너스 값까지 내려갔다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내게 사람들이 말하곤 하는 마이너스인 순간이 없었다면 결코 지금처럼 성장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취업이 순조롭게 되었다면 숨겨진 장점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고 우물 안 개구리로 평생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내 인생에 부정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마이너스 값도 없다.(그 순간에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도 돌이켜 볼 때만큼은 이렇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슬픔과 기쁨에 따라 작게 요동칠 수는 있지만 내게 일어났던 부정적인 사건들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게 있는 흑역사마저도, 이불킥 할법한 사소한 일들조차도 성장에 필요했던 영양제라고 생각하면, 쓴 약이었다고 생각하면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남들 앞에서 차마 풀어놓을 수 없는 낯 뜨거운 일이 많았어도 그것들로 하여금 일순간에 많은 통찰력과 지혜를 얻은 것은 분명하지 않는가.

     

     

    즉 1. 내가 한 일을 일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2. 인생에서의 힘들었던 부정적 사건들이 내게 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가 내 세상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내가 나를 존중할 때 세상도 나를 존중한다.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 이처럼 뻔해 보이는 말들을 실제로 겪어보았더니 비로소 무슨 의미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어둑한 새벽에 나와 공부하고, 땅거미 진 하늘 아래서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며 합불 결과를 기다리는 전국의 취준생분들께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또 멋진 사람인지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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