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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루먼 쇼
    리뷰/영화 리뷰 2017. 9. 1. 17:04

    <트루먼 쇼 그리고 약간은 부족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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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 불편한 느낌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부인의 눈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어머니의 눈에서는? 트루먼 쇼 총괄자의 사랑은 트루먼의 삶 곳곳에 녹아들어갔다. 극중 마치 진짜 아버지가 그러하듯이 응시하고, 화면을 쓰다듬는다. 그는 기상조차 바꾸는 전지적인 권위를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동시에 그를 상품화하고 이용하는 아주 인간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가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말을 통해 TV프로를 찍으며 30여 년간 자기 합리화했던 과정을 추측해 본다. 태양과 달마저 세트화 되어버린 그 안에서 진짜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믿음이 언제나 함께했을 것이다. 그 자신이 진실을 지나치게 추구했는지도 모른다. 해결할 수 없는 질문에 위조된 다큐를 찍으며 느끼는 보람으로 정답을 대신하며.

     

     

     진심을 갈구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한 것에 죄가 있다고 한다면. 대부분 그것을 통해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가려져 있고 본인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는 데서 이 영화를 보고 트루먼에게 몰입되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분노하고 그와 같은 편이 되었던 이유는 그의 권리가 빼앗겼기 때문이다. 물론 알 권리를 포함한, 괴로워할 권리이다. 사랑이 보이지 않는 눈에서 괴로워할 권리가 아니다. 현실 속에서 진실을 찾아다니며 하루라도 더 버텨나갈 권리이다. 영화를 보았던 관객들은 최소한 한 가지는 얻어갈 것이다. 트루먼의 삶보다는 자신의 삶이 낫다는 것. 불만족이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것.


     

     

     트루먼은 약간은 두려움에, 약간은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출구를 향해 발을 뻗어 나간다. 방송국에 입양되어온 아기에게 출구란, 영화가 가지는 또 다른 거짓말이다. 그 단어가 영화 속 전 세계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아가 영화를 보는 당신에게 까지 유효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끝이라는 것은 사건을 잊게 만들기에 좋은 단어다. 그렇게 끝날 수는 없다. 세월이 그를 통째 빗겨나갔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세트장이란 뱃속에서 나가 원래 입양되었어야 할 실제 세상으로 첫 걸음마를 떼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더욱 진실을 원해간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나, 나 자신에 있어서 진짜가 무엇인지 진심이 무엇인지 더 궁금해진다. 나는 없는 것 같은 진짜를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늘 생각하는 것 보다 살아가는 것이 더 쉽다. 관성에 젖어서 굴러오던 삶을 굴러가게 놓아두는 것이다. 불만족이 전제 되어있는 모든 질문에서 벗어나 단지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는 것이 매끄럽지 않고 부딪혀 아프지만 그 흉터로써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 가까워지고 종래에 도달하지 못할지언정 구경이라도 하고 싶기 때문에. 그러므로 불편한 세상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더 행복해지고자 여러 질문을 반복하면서 말이다. 물론 바쁘게 지내며 잊고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떻게든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은 트루먼보다는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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