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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운동생각 정리 2022. 8. 17. 13:18
늘 생각만 해오던 아침 운동을 시작한지 어느새 두 달이 지났다.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화 되어서 별다른 목적이나 이유 없이도 6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게 된다. '오늘도 일어나, 어김없이 성공했다.' 라는 뿌듯함도 50일차 즈음에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이걸 왜 아직도 하고 있지?' 라는 생각과 함께 몸은 헬스장을 향하고 있게 되었다. 내 인생의 첫 웨이트 트레이닝은 2015년 10월 경이었다. 군대에서 갓 상병을 달고 몸 좋은 맞후임 한 명에게 헬스를 배워 그때부터 체중을 올려나갔다. 그리고 현재 2022년 8월, 쉬고 다시 하고를 반복했던 운동이 쌓이고 쌓여 어느새 제법 괜찮은 몸을 갖게 되었다. 7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쉬어도 포기하지 않아 이렇게 될 수 있었음에, 나는 느리지만 꾸준히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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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로 이직.취업, 직장/나의 이야기 2022. 7. 3. 17:44
결국 대기업 반도체 설비직, 공정직을 거쳐 바다 가까운 곳의 연구소 설계직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20개월 남짓의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나의 보금자리, 삼성을 뒤로한 채 옮기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포항으로 이동하고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갔다. 이직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자 공기 중을 부유하며 방황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열대야가 시작될 모양이다. 습기로 가득 찬 숨소리, 그나마 나는 헬스를 하며 녹아내리는 삶에 대한 의지를 다잡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낯선 것들이 내게 인사를 하러 오는데 그중에서도 시간의 가속도는 도통 익숙해지질 않는다. 시간은 터무니없이 빨리 흘러간다. 정신없이 떠내려가는 강물 속에서 손을 뻗어 잡히는 나뭇가지나 돌부리들이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의 인연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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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를 바꾸었다. (feat. job posting)취업, 직장/나의 이야기 2022. 2. 9. 22:53
작년 8월 이런 저런 일들로 부서를 바꾸든, 이직을 하든 둘 중 하나는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화학 약품을 다루는 일 자체의 리스크로 더 이상 일을 지속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고 거기에 교대근무나 커리어적인 측면에서 많은 고민이 잇따랐다. 그러던 도중 9월 사내 공모제도가 열려 지원했고 서류 및 면접 전형을 통과해 같은 층의 타부서로 옮겨가게 되었다.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전했기에 이후 발생한 다양한 새로운 문제들에 관해서는 따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가 배운 것은 비슷한 수준의 부서로 이동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단점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큰 단점이 새로 생긴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좋은 점이 있지는 않은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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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근무의 시작.취업, 직장/나의 이야기 2021. 1. 5. 19:01
입사와 동시에 시작된 5개월간의 교육을 끝마치고 비로소 한 달 전부터 교대근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3조 3교대로 시작된 설비 직무는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았다. DAY, SWING, GY로 이루어진 3조 3교대 근무, 한 달 6일 휴일의 정석과도 같은 교대 근무는 우선 신체리듬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처음 DAY, GY 근무에 들어갈 때만 해도 나름대로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GY가 끝나고 SW근무를 들어가면서부터 생각이, 아니 몸이 바뀌었다. 평소 시험이나 프로젝트를 대비하며 밤새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밤 근무 간 크게 피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GY를 한 주간 들어가다 보니 그것에 신체리듬이 맞추어져 다음 근무부터 밤에 잠이 오질 않았고 결국 어두운 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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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책 리뷰리뷰/책 리뷰 2020. 12. 27. 06:53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을 읽고. 사람이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곧 찾을 줄 아나, 잃어버린 마음은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도는 다른 것이 아니다.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뿐이다. -맹자- (책 관련내용: 151pg) 몇 권의 책을 읽고 또 읽어도 결국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우리는 종종 발견하게 된다. 나는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그 해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해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사고방식에 큰 발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발전이 없기만 하면 다행이다. 몇 달 전에 적은 일기를 보며 퇴보했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많다. 알고 보니, 고심 끝에 내린 결론과 삶의 이정표들을 순간의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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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무의식-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리뷰/책 리뷰 2020. 10. 18. 17:32
"믈로디노프는 과학을 쉽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는 데에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티븐 호킹. 그의 한마디를 읽은 사람이라면, 호킹 역시 물리를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게 소개한 저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책을 선택한 후에 추천 글을 나중에 발견했다. 책 선택력(?)을 호킹에게 인정받은 기분이 잠시 들었다. 정신분석과 뇌 과학에 모두 흥미 있어 하는 일반인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글 중간 중간에 피식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그의 다른 저서인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순서와 구성이 잘 짜 맞추어져 있어 이 책 한권만으로도 여러 관점들을 가지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권 더 추천하고 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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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의무다. '80/20 법칙' 을 읽고 나서리뷰/책 리뷰 2020. 10. 4. 12:11
어두울 때 집을 나서 어두울 때 들어가는 생활. 해를 제대로 보지도 못할 만큼 많은 시간을 좋아하지도 않는 일에 투자할 때 우리는 모종의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마음속 깊은 속삭임은 무시하고서, 나태하게 빈 시간을 놓아두는 것 보다는 낫다고 말하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비롯한 질문을 미루며 이와 같은 종류의 질문들을 비현실적이라 여긴다. 주위 사람들은 성취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칠 만큼의 아픔이 뒤따라야하고 그것을 감내한 자만이 성공을 거머쥔다고들 말하기 때문이다. 사실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하는 방법이 궁금해 이와 관련한 해답을 찾고자 도서관을 들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나는 내가 잘됐으면 좋겠다'와 같은 책이 필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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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lition, 데몰리션.리뷰/영화 리뷰 2020. 8. 30. 12:07
샤워를 하며 쏟아지는 따뜻한 물,혹은 물고기 두어 마리는 타고 올라갈 법도 한 대량의 소나기. 그 안에 머무르게 되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잃을 것도, 얻을 것도, 아무것도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머리가 복잡해지면 시끄러운 곳을 찾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부술 수 있고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지나가버린 관계에 대한 고찰.어찌보면 가장 순수한 파괴에 대한 묘사. 최근들어 인생을 너무 무겁게 다가간 것 같다.동시에 우스운 것은 그 누구보다 내 삶을 가벼이 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온갖 고민은 다 하며 신중하게 움직이는 종이인형. 이름도, 표정도 없는.수천 장의 우리가 손을 잡으면 무거워질까,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까. 영화는 약간은 다른 줄거리였지만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수많은 종이인형들..